한국교회의 신뢰도 결과를 보면서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지난 2월 4일,
기윤실이 ‘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 기독교가 가장 적극적인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종교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신뢰도는 바닥권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톨릭과 불교 등 모든 종교계가 낮은 신뢰도를 보인 가운데
기독교의 신뢰도는 체면치레도 안 되는 부끄러운 수준의 결과여서
더욱 충격이다.
기윤실이 지난 2010년에 이어 3년 만에 실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서 21.3%의 응답을 얻는데 그쳐,
29.2%의 가톨릭과 28.0%의 불교에 이어 꼴찌에 머물렀다.
응답자들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24.8%),
교회 내부적 비리와 부정부패가 많아서(21.4%),
타 종교에 대해 비판적/배타적이어서(10.2%),
선교활동이 지나치고 강압적으로 전도해서(10.0%) 등의 순으로 꼽았다.
그리고 속성별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14.1%인데 비해서
‘기독교 목사님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1.1%나 돼 목회자들의 각성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에서
기독교인을 제외한 비종교인들의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는
10%도 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가 수년째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점점 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긍정적으로 회복되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교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불신의 요소들은
이미 교회 안에 깊숙이 고착되어 쉬이 고칠 수 없는
습성이 되어 있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교회의 불신의 주범인 언행일치의 문제는
다름 아닌 믿음이 없어서 생긴 문제이다.
신자가 아닌 교인으로 양성된 결과인 것이다.
신앙생활이 아닌 종교활동에 연연하다 보면
신앙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목회자들은 교인들에게
축복을 빙자하여 적극적인 종교활동을 요구해 왔고
심지어 직분을 부여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분명한 사실은 신앙생활은 거듭나야 가능하지만
종교활동은 얼마든지 믿음이 없이도 프로그램에 의해
화려하게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같은 적극적인 종교활동에 반해 사회에 덕이 되는 삶,
곧 신앙생활이 뒷받침 되지 못하다보니 사회로부터
언행불일치로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되는 것이다.
교회의 비리와 부정부패 역시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도적인 요인인데,
절대적인 도덕성이 요구되는 종교의 특성상 한국 교회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패역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님을 닮고 따르기 위한 몸부림은 없고
세상의 가치를 쫒기에 급급하다 보니
숱한 비리와 부정이 난무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몇몇 교회들은
끝까지 사회의 지탄과 손가락질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배당 건물과 교세의 규모에 매달리는
현재의 세속화된 가치만 추구하는 기업화된 종교로 전락하겠지만
이제라도 한국 교회는 신뢰도 조사의 결과가
교회에 주는 하나님의 책망과 채찍으로 알고
부끄럽게 여기며 회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회가 교회다울 때 신성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교회의 교회다움은 예수님이 전부일 때 가능함을 잊지 말자.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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