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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윤명상 목회 칼럼

촛불집회, 이제는 교계의 정화를 위하여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4. 5. 17.

 

 

 

촛불집회, 이제는 교계의 정화를 위하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곳곳에서 연일 촛불집회와 기습시위가 난무합니다.

 

지난 58,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세월호 특검 도입과

정권 퇴진을 외치며 감신대 신학생 8명이 기습시위를 했고,

15일에는 한신대 신학생들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기도회를 가졌고

일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에 대한 모든 책임의 주체라며

삭발한 뒤 단식농성에 돌입했으며,

한신대 신학과 학생들은 전국의 모든 신학생들에게

연대 투쟁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들에게 일부에서는

시대 청년과 대학생이 살아있음을 알렸다며 부추깁니다.

 

NCCK미안합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촛불기도회를 통한

정치권과의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19일에는 감리교시국대책위원회 주최로,

20일에는 한국교회협의회(NCCK)정의평화위원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도회가 준비되어 있고

21일에는 9개 교단(기감, 기성, 기하성, 기침,

예장 고신, 대신, 백석, 통합, 합동)이 공동주최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가 잇따라 열립니다.

 

우리 모두는 세월호 참사가 주는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그 이면의 경악할 제도적인 허점들을 잘 압니다.

따라서 시위를 주도한 감신대와

한신대 학생들의 심정도 모르는바 아닙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못지않은

참담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정치적 액션에 앞서

교계의 정화를 위한 촛불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숱한 비리와 불법, 유착, 배임, 무책임 등등

총체적 부실에 대하여 교회는 책망하고 꾸짖기를

망설이지 말아야 하지만, 그 같은 총체적 불량함과 타락상은

교회에도 만연하다는 사실입니다.

 

교회가 양심적으로 교회적 사명의 촛불을 켤 수 있을 때,

세상이나 정치나 권력에 대하여 돌을 던져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선은 교계의 정화를 위해 촛불을 들어야 합니다.

내 몸에 오물이 묻었는데도 깨닫지 못하고

네 몸에 티끌이 묻었으니 나쁘다고 책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기도회가 시위를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

그릇된 세상 권력을 향해 분노하고 책망은 하되

그보다 먼저 부패하고 교권주의에 진흙탕이 된 교계와

종교지도자들을 향해 먼저 촛불을 들어 주십시오.

눈뜨고 볼 수 없는 종교계의 타락상을 질타하는 용기와

교권을 향해 눈물 흘리며 충언할 수 있는 믿음을 보여주십시오.

 

시위와 궐기로 행여 나라가 바로 선다 하더라도

부패한 교회가 버젓이 떵떵거리고 있는 한

또 다시 사회는 혼탁해지고 더불어 썩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교계의 정화를 위한 바람개비가 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 열정과 용기로

밖이 아닌 교회라는 우리 안을 먼저 닦아 보십시오.

교회가 밝게 닦여질 때

세상도 조금씩 달라질 것입니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