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꿈을 꾸자
/ 석우 윤명상
교회여 꿈을 꾸자.
큼이 아닌 깊이로
많음이 아닌 알참으로
화려함이 아닌 수수함으로
허세를 벗고
망상을 내려놓고
차라리 초라한 꿈을 꾸자.
교회여 꿈을 꾸자.
십자가 조명으로
밤하늘에 위시하기보다는
미문의 앉은뱅이처럼
군중을 비켜 구걸하던 바디매오처럼
뽕나무에 걸터앉은 삭개오처럼
가식 없는 소박한 꿈을 꾸자.
교회여 꿈을 꾸자.
되레 세상이 걱정해야 하는
궁색한 부흥의 최면을 벗고
예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마냥 만족할 수 있는
낮아짐으로 행복한 꿈을 꾸자.
교회여 꿈을 꾸자.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며
복을 팔고 은혜를 매매하는
예루살렘 성전 같은 망령을 벗고
거친 광야 협착한 골목길이어도
예수의 말씀으로 충만했던 것처럼
바울의 셋집 같은 누추한 꿈을 꾸자.
교회여 꿈을 꾸자.
경영하는 사업이 되어 버린
목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부귀영화는 세상에 던져주고
묵묵히 십자가만을 짊어지는
누가 뭐래도 당당한 기쁨으로
세상이 알 수 없는 미련한 꿈을 꾸자.
교회여 꿈을 꾸자.
누구라도 형제자매 같고
무엇이라도 서로 나누며
어디라도 함께 하는
칭송받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이름 없는 순교자의 꿈을 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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