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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명상 목회 칼럼

쿼바디스와 한국 교회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5. 1. 10.

 

 

 

쿼바디스와 한국 교회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쿼바디스'의 김재환 감독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그리스로 가서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가서 제도가 되었다.

유럽으로 옮겨가서 문화가 되었고,

미국으로 가서 교회는 무려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에 왔을 때

교회는 대기업이 되었다.”고 일침을 가합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시대를 따라,

그리고 지역을 따라 동화되고 변질되었다는 것은

본질(말씀)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는 어느 지역으로 가든,

어느 시대를 거치든 여전히 교회여야 합니다.

로마로 가서 제도가 되고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다는 것은

교회가 교회로서의 본분을 잃고 세상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하신

주님의 몸 된 교회는 바로 진리입니다.

, 예배의식이나 제도적 문제들은

각 지역의 문화나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지만,

교회는 진리이기에 본질적으로 달라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만 따라가는 교회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넓은 길이 아닌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고,

때로는 스스로를 쳐서 복종시킴으로

곁길로 빠지는 것을 다스려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신학적 토대나 교리에는 문제가 없다지만

그것을 적용하는 현실에서는

세상적 가치에 휘둘리면서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이는 목회자들의 그릇된 사고와 무관치 않습니다.

기독교가 1천년이 넘도록 천주교의 지배를 받아오면서 습득된

권위주의와 교권화, 그리고 물질지상주의는

바울이 배설물로 여겼던 것처럼

현대 교회들도 과감히 버렸어야 했습니다.

버리지 못하니 권위주의, 물질주의 같은

세속적 가치가 교회를 변질시키는 것입니다.

 

흔히 한국교회가

면죄부를 팔아 바티칸의 베드로성당을 지은 천주교를 비난하지만

한국교회들도 믿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신자들에게 헌금을 약정하게 하고 대출까지 받아서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건축 빚은 교회의 내홍을 불러오고

분열과 다툼 속에서 목회자 돌려막기도 하다가

이도 안 되면 결국 예배당 경매까지 해야 되는 이 병폐들이,

진리인 교회의 필연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을 왜곡하는

어리석고 미련한 행태 때문에 당해야 하는 누명일 뿐입니다.

이는 사실상 미필적 고의입니다.

 

만약 교회가 건축 빚 때문에 어려움이 있거나,

배임죄, 성폭행, 불법선거 등으로 주변에서 욕을 먹고

재판을 받거나 감옥에 간다면 그것은 시련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죄 값일 뿐입니다.

그런 종류의 어려움을 신앙적으로 둘러댈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복음을 전하다가 당하는 핍박이나,

또는 복음대로 살려고 욕심을 버리고

욕망을 포기하는 데서 오는 절제와 인내가

바로 시련인 것입니다.

그러한 시련에는

주님이 함께하시고 성령께서도 힘을 더하여 주십니다.

이것이 교회가 끊임없는 세속화의 유혹을 견디며

본질을 지켜야 될 이유입니다.

 

교회가 미국에 들어갔다고 미국적 가치를 따르고,

한국에 들어왔다고 한국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따라간다면

그것은 교회이기 보다는

교회 간판이 붙은 샤머니즘에 불과합니다.

세상의 가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교회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서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교회가 오직 진리로서

오롯이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건물이 아름다운 교회가 아닌

진리로 아름다운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한국교회가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에

십자가를 지러 갑니다.”라는 고백만 있기를 기대합니다.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