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에쿠스를 타도되는가?’에 대한 촌평
숭실대기독인연합은 지난 21일
‘그리스도인의 물질관’이라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는데,
황예지 학생(정외과 11학번)의
‘목사는 에쿠스를 타도 되는가?’라는 발제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교회가 커져서 부자가 된 목사가, 전도사를 운전기사로 쓰며
대형 세단을 타고 다니는 모습이 불편하다.
흔히 보는 권력가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대형 세단은 안 된다. 청지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모든 물질 사용은 ‘청지기’의 사명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부자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 불의해 지는 문제와
가난한 성도들과 단절되는 문제를 안겨준다.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다해야하는 목회자가
자신의 유복한 생활에 익숙해져 능력과 재물에 의지하는
불의한 청지기가 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필요조차
구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는 이 시대에
목회자가 에쿠스를 타는 것이
불필요한 자랑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의 욕심은 채워질수록 더욱 강렬해져
많이 가질수록 그것 자체에 마음을 빼앗겨
나중에는 예수님이 아니라 재물에 소망을 두게 된다.
매일 하나님의 채우심에 따라 살지 않고
자신의 힘에 의지해 사는 것은 하나님 앞에 불의한 삶이다.
좋은 차는 더 좋은 차를 부르고
그 품격에 걸맞은 더 멋진 생활환경을 원하게 된다.
이는 초라하게 태어나셨고,
제자들의 발을 먼저 닦아주셨으며,
작은 나귀를 타셨던 예수님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른 의견도 있었는데
하나님보다 돈에 더 의지하고자하는
맘몬주의는 안 되지만 부를 축적하려는 태도 자체를
비신앙적인 것으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마음은
과연 부를 축적하는데 동의하고 지지하실까요?
아마도 축적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목사나 교회는 부를 축적할 겨를이 없어야 합니다.
축적하고자 하는 그 재물은
일만 악의 뿌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혹은 그 재물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수많은 누군가의 생명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드려진 신자들의 헌금으로
목사가 부자가 되고 재물까지 축적하는 것은
그 과정이 아무리 정당하다 할지라도 그리스도의 마음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정당하게 재물을 주셨다면 그 재물은,
나누며 섬기는데 사용하라는
메시지이며 사명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천국에 소망을 둔 목사가
굳이 세상의 부귀를 꿈꿀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욕망에 빠지는 것을 염려하여
사도 바울은 날마다 자신의 욕망을 쳐서
복종시킴으로 종말론적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목사로, 청지기로 부름 받은 이상,
바리새인, 서기관(랍비)들을 부러워 말고
오히려 그들에게 버림받았던 문둥병자, 앉은뱅이,
소경, 걸인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셨던 예수님처럼
기꺼이 낮은 데로 달려가는
주님의 신실한 제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5.26 /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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