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바로 목회성공입니다
최근 교역자 모임이 있어 시골의 작은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시무하시는 교역자의 애환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환경과 여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지만,
그럼에도 10여명이 안 되는 노인 신자들과
20여 호쯤 되는 마을의 주민들을 섬기며
기쁨과 감사함으로 사역하시는 모습은
우리가 그 동안 간과해왔던 목회의 진정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 만연한 성공주의가
목회의 본질에 충실하기 보다는
예배당 건축과 교인숫자 늘리기로 나타나면서
교회들마다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는지 모르지만
목회자로서의 자부심을 무너뜨리고
삶의 질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목회 성공주의는
누구보다 기쁘고 행복하게 사역하며 살아야 할
목회자들의 탈진현상을 불러왔고
조금이라도 더 규모가 큰 교회로 옮기거나
그러한 교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과 대립은
상상을 뛰어넘는 숱한 불법과 편법들이 동원되면서
막장 이전투구로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모든 목회 부작용의 배경에는
‘목회성공’이라는 달콤한 사고가 깔려있습니다.
도대체 ‘목회성공’이 무엇입니까?
큰 예배당과 많은 교인들을 거느리는 것이 성공인가요?
예수님은 어떠셨나요?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5천명을 먹이신 것을 성공이고 승리라 하시나요?
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겉옷을 벗어 길에 깔며 호산나를 외치던
예수살렘 입성을 사역의 성공이라 하시던가요?
예수님의 성공과 승리는,
의외로 우리의 보기에 너무도 초라하고,
그리고 세상의 가치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십자가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목회의 성공이라는 개념도 예배당의 규모나
교인숫자가 아닌 십자가에서 찾아야만 합니다.
목회자가 세상의 권력과 명예도 포기하고
세상적 부귀와 안락함도 마다하면서
굳이 골고다로 가야할 이유는
바로 주님이 그 길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저주와 죽음뿐일 줄 알았던 십자가는
예수님의 승리였고 하나님의 성공이었듯이
목회성공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낮은 데에 있습니다.
명예와는 거리가 먼, 이름도 빛도 없는 곳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마음이 그리스도 안에서
기쁘고 기쁘며, 또한 기쁜 것이 특징입니다.
시골의 작은 예배당이라 하여 주눅 들거나
다른 교회와 비교하며 스스로 힘 빼지 마십시오.
당신은 진정 목회의 성공자입니다.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밥은 먹고 사느냐’ 측은해 하고
불쌍한 시선으로 바라보더라도
주님께는 최고의 기쁨과 영광일 수 있습니다.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모두가 외면하는 그 곳에서
주님의 사랑으로 헌신하는 것이기에
당신의 사역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2015. 6. 16 /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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