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寒波)
/ 石右 尹明相
정월 열여드레
한낮부터 수은주가 곤두박질쳤다.
뒤질세라 눈보라 날리고
길바닥을 얼리더니
눈이 쌓여 간다.
분주하던 자동차들은
거북이가 되고
놀란 행인들이 뜸해진
그 틈새를 타고 한파는
거친 바람과 함께 세상을 점령했다.
금세, 세상은 온통
시린 백설 도시가 되었고
나무도 차량도 건물도
두터운 눈 속에서
추운 밤을 지새워야 하겠지.
보란 듯이 한파는
매섭게 옷깃을 파 들고
체감온도 -25도의 동장군은
앞으로도 이레는 더 머문다는데
아서라, 사흘이면 족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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