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가방
/ 石右 尹明相
악어 등짝 도장 박은 가방은
오늘도 교회를 갑니다.
세월이 짙게 걸린 가방끈에는
어머니의 손 주름이 그대로,
까칠해진 피부는 어머니를 닮아갑니다.
묵묵히 교회를 오간 세월
이제 가방 속에는
교회가 있고 예배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성경책을 넣으며
기도를 함께 담고
헌금과 찬송을 추가합니다.
가방 속에 담긴 눈물은 이미 예배이고
감사와 기쁨 가득한 가방 속은
아름다운 교회가 됩니다.
가방 문양이 퇴색될수록
어머니의 손길은 더 따스해지고
어머니를 따라 걷다가 쉬다가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하며
팔짱을 끼고 고스란히 속을 내어주는,
그렇게 신앙의 동반자로 평생을 같이 갑니다.
[제9호, '활천문학'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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