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물리법칙
/ 石右 尹明相
꿈틀댄다.
꿈틀거려야 한다.
이리저리 골목을 휘저으며
하늘과 산으로 강과 바다로
살아 있는 혹은 사라져 가는
모든 것에 꿈틀댄다.
색깔을 입히고 향기를 뿌리고
세웠다가 다시 뒤집어가며
작은 기척에는 예민하게 기어간다.
화단의 나무들이 휘파람을 불고
창문 틈새에서 파도가 치면
더 깊숙이 꿈틀거려야 한다.
골목골목 꿈틀대다 묻어나는 것들
대부분 흔적 없이 지워지고 말지만
꿈틀거리다 느끼는 감각적인 희열,
이제부터 희열과 씨름을 한다.
꿈틀거림은 더 치열해지고
밀고 당기며 한 치 양보 없는 결전이다.
꿈틀거리다 혼돈에 갇히고
어둠을 헤매다 겨우 벗어나지만
멈출 수 없는 끝 모를 미로
순례자처럼 미로를 향한 갈망은
작은 틈바구니에서 우주까지
그리고 허공에서조차 늘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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