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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고향 - 尹明相

by 石右 尹明相 2017. 2. 28.

 

 

 

고향

     / 石右 尹明相

 

바람결에 달콤한 고향 내음이

코끝을 자극해 온다.

 

어린 시절,

나의 모든 비밀에 침묵하던 개울은

수줍은 미소를 짓고

개구쟁이 놀던 벌거벗은 골목길은

가슴을 벌려 달려든다.

 

고향 들녘이 봄빛 속에 다가오고

토끼풀 풀어놓은 논두렁에서

삼태기에 담긴 추억을 끄집어내며

나는 마냥 어린아이가 되고 만다.

 

고향의 속살은 눈부시다.

짓무른 언덕조차 소년에게는 꿈이었고

탱자나무 울타리에 걸린 추억은

세월을 먹을수록 감명 깊은 명화로 그려진다.

 

감나무 오동나무 턱 괴고 있던 자리에는

어디론가 떠난 동무들의 이름만 남고

어릴 적 나눈 이야기들이 옹이가 되어

오랜만에 주저리주저리 풀어 놓는다.

 

(문학사랑 2017. 여름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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