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 석우 윤명상
밟히고 뽑혀 버려지는 운명,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
홀로 자라야 하지만
겨울을 견디고
맨 먼저 싹을 내는 것은 잡초다.
가뭄에 말라 죽더라도
한 방울의 비에
맨 먼저
고개를 내미는 것도 잡초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
홍수가 휩쓸고 간 자리를
가장 먼저 복구시켜 놓는 것도
다름 아닌 잡초다.
잡초를 탓하지 말라.
오히려 잡초처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잡초는 뿌리내린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 문학사랑 2020년 여름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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