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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잡초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9. 6. 28.

 

 

잡초

/ 석우 윤명상

 

밟히고 뽑혀 버려지는 운명,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

홀로 자라야 하지만

겨울을 견디고

맨 먼저 싹을 내는 것은 잡초다.

 

가뭄에 말라 죽더라도

한 방울의 비에

맨 먼저

고개를 내미는 것도 잡초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

홍수가 휩쓸고 간 자리를

가장 먼저 복구시켜 놓는 것도

다름 아닌 잡초다.

 

잡초를 탓하지 말라.

오히려 잡초처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잡초는 뿌리내린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 문학사랑 2020년 여름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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