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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티고개를 넘으며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1. 8. 18.

 

부시티고개를 넘으며

       / 석우 윤명상

 

국도 4호선 서쪽 끝자락쯤

부여와 서천 군계에 양다리 걸친

고개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4차선 도로가 대신하며

지명조차 잃었지만

예전에는

호랑이가 나온다는 첩첩산중

음산한 고갯길이었습니다.

 

얼마나 고된 길이었던지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아직도 판교 오일장까지는

두어 시간은 더 걸어야 함에도

긴 한숨을 내뱉으며

이제 거의 다 왔노라 안도했습니다.

 

그렇게

부시티고개는

여정의 2막을 알리는 이정표였듯이

이제는

인생 2막의 고갯마루에서

뚜벅뚜벅 부시티를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