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티고개를 넘으며
/ 석우 윤명상
국도 4호선 서쪽 끝자락쯤
부여와 서천 군계에 양다리 걸친
고개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4차선 도로가 대신하며
지명조차 잃었지만
예전에는
호랑이가 나온다는 첩첩산중
음산한 고갯길이었습니다.
얼마나 고된 길이었던지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아직도 판교 오일장까지는
두어 시간은 더 걸어야 함에도
긴 한숨을 내뱉으며
이제 거의 다 왔노라 안도했습니다.
그렇게
부시티고개는
여정의 2막을 알리는 이정표였듯이
이제는
인생 2막의 고갯마루에서
뚜벅뚜벅 부시티를 넘어갑니다.
'☞ 石右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사랑해준 분들에게 - 윤명상 (0) | 2021.08.31 |
---|---|
그대를 보낼 수 없는 이유 - 윤명상 (0) | 2021.08.19 |
풀잎처럼 살자 - 윤명상 (0) | 2021.08.17 |
시인의 이름 - 윤명상 (0) | 2021.08.16 |
거울 속의 세월 - 윤명상 (0) | 2021.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