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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며 크는 세상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1. 9. 13.

 

싸우며 크는 세상

       / 석우 윤명상

 

어릴 때, 친구들과 싸우면

어른들은 항상

‘싸우면서 크는 겨’라며

말리기보다는 격려해주었다.

 

싸우는 게 싫었던 나는 빨리 어른이 되어

더는 싸우는 꼴을 안 보면 좋겠다 싶었지만

어른이 될수록 싸움은 더 다양해지고

격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단 하루도

싸움 구경을 거른 날이 없고

직접 싸움판에 뛰어들어

코피 터지게 싸우기도 하지 않던가.

 

어깨동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손을 잡고 살 수는 없는 걸까.

싸우면서 크는 어린애들이보다

‘다 큰 것들이’

더 크기 위해 싸우는 것은

애먼 새우등를 멍들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