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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밤거리에서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1. 10. 10.

 

비 내리는 밤거리에서

       / 석우 윤명상

 

갑자기 비가 내립니다.

예상 못 한 빗줄기에

나는 진격을 멈추고

길옆 가게 차양막 밑에서

바쁜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 날씨에

무슨 비냐고 푸념을 하려다

빗물에 젖어가는 도로를 보면서

나는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내 가슴을 적셔놓은 그대를,

 

누군가의 그리움이

혹은 무엇인가의 그리움이

불투명했던  검은 도로를

불빛 머금은

낭만의 거리로 만들어 놓듯이

 

그대가 남겨놓은 그리움은

불투명했던 내 가슴을

환한 불빛으로 밝혀놓았기에

푸념은 이내 투명한 불빛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