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 석우 윤명상
짐승에게 털은
자신을 지키는 보호막이자 상징이지만
인간에게 털이란
멋지거나 귀찮거나
아무튼 털보다는 옷이다.
있을 곳에 털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털이 났다면
그는 어쩌면 치료를 받던지
남에게 보이기 싫어 숨어 살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양심에 털이 났다면 어떨까?
남이 볼 수 없다고
그래서 아니라고 우기면 그만인,
양심에 잔뜩 털 난 인간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으스대며 활개 치는 세상이다.
털 난 양심으로
있다가 없어질 세상에서
잠시 부귀영화를 얻은들
결국은 영원 앞에 버림받을
하찮은 존재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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