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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石右의 시방

폭설 주의보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1. 12. 16.

 

폭설 주의보

       / 석우 윤명상

 

빈틈 하나 없는

거대한 무대가 꾸며지고 있다.

오늘 밤에 있을 공연을 위해

홀로 팔을 늘였다 줄였다 나르고 옮기며

초저녁에 벌써 세트는 완성됐다.

 

그럴수록 관객들은 펼쳐질 공연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예평하며 긴장한다.

소모품 사용이 올겨울 공연 중 최대이고

공연 효과가 가장 높을 것이라며

기대 반 걱정 반 소문으로 퍼졌다.

 

공연이 펼쳐지기 직전,

무대는 어두워야 하는 까닭에

불필요한 조명은 이미 꺼진 상태지만

사실, 공연의 내용보다는

소모품에 모든 관심이 쏠려있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소모된 파편들로 무대와 관객은

따로 없이 하나가 될 터이나

뒷마무리를 위해

누군가는 사투를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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