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들
/ 석우 윤명상
항상 빈 들은 아니지만
차가운 바람이 머무는
허허벌판일 때가 있다.
토끼풀 돋아나고
민들레 수줍던 시절을 지나
들국화 시들고 난 뒤로는
한동안 가슴앓이를 한다.
그대가 있어 화사했던
그로 말미암아 피어나던 꽃은
빈 들의 허무를 잊게 하고는
또다시 빈 들이었다.
지금은 빈 들의 계절,
어딘가에 있을 생명을 기억하며
허허벌판에서 나는
토끼풀과 민들레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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