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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문학의 뜨락

황진이 한시와 시조 모음

by 石右 尹明相 2022. 1. 22.

 

 

황진이 한시와 시조 모음

 

황진이 : 조선 중종명종 때의 개성 명기(名妓)이며, 여류 시인.

               황진사의 서녀(庶女)로 기생이 되어 석학들과 교유,

              시, , 음률, 묵화에도 능했다.

 

   

 

청산은 내 뜻이오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니져 우러 예어 가는고

 

   

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지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산은 옛 산이로되

 

은 옛 이로되 물은 옛물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어져 내 일이야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던가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가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내 언제 무신하여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대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秋風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상사몽

 

相思相見只憑夢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訪歡時歡訪?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소백주

 

汎彼中流小柏舟 저 강 한 가운데 뜬 조그만 잣나무 배,

幾年閑盛碧波頭 몇 년 동안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을까?

後人若問誰先渡 누가 먼저 건넜는지 후세 사람들이 묻는다면,

文武兼全萬戶侯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의 후작이라 하리라

 

    

소세양과 이별하며

 

月下梧桐盡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 그대 그리움 강물처럼 끝이 없으리.

 

 

김경원과 헤어지며

三世金緣成燕尾 삼세의 굳은 인연 좋은 짝이니,

此中生死兩心知 이 중에서 생사는 두 마음만 알리로다.

楊州芳約吾無負 양주의 꽃다운 언약 내 아니 저버렸는데,

恐子還如杜牧之 도리어 그대가 두목(杜牧)처럼 한량이라 두려울 뿐

 

 

박연폭포

 

一派長川噴壑?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 나와,

龍湫百?水叢叢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飛泉倒瀉疑銀漢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 무지개 완연하다.

雹亂霆馳彌洞府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珠聳玉碎徹晴空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遊人莫道廬山勝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 천마산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송도

 

雪中前朝色 눈 가운데 옛 고려의 빛 떠돌고,

寒鐘故國聲 차디찬 종소리는 옛 나라의 소리 같네.

南樓愁獨立 남루에 올라 수심 겨워 홀로 섰노라니,

殘廓暮烟香 남은 성터에 저녁연기 피어오르네.

 

 

만월대를 생각하며

古寺蕭然傍御溝 옛 절은 쓸쓸히 어구 옆에 있고

夕陽喬木使人愁 저녁 해가 교목에 비치어 서럽구나

煙霞冷落殘僧夢 연기 같은 놀(태평세월)은 스러지고 중의 꿈만 남았는데

歲月?嶸破塔頭 세월만 첩첩이 깨진 탑머리에 어렸다.

黃鳳羽歸飛鳥雀 황봉은 어디가고 참새만 날아들고

杜鵑花發牧羊牛 두견화 핀 성터에는 소와 양이 풀을 뜯네

神松憶得繁華日 송악의 번화롭던 날을 생각하니

豈意如今春似秋 어찌 봄이 온들 가을 같을 줄 알았으랴.

 

 

영반월

 

誰斷崑山玉 누가 곤륜산 옥을 깎아 내어,

裁成織女梳 직녀의 빗을 만들었던고,

牽牛離別後 직녀는 견우와 이별한 후에

愁擲壁空虛 슬픔에 겨워 허공에 던져두었네

 

 

백호(白湖)임제(林悌)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 듯 누웠는가,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白骨)만 묻혔나니,

()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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