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 석우 윤명상
애벌레에게 진실은
단지, 썩은 구정물이다.
애벌레의 거짓은
입술과 양심의 주인,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이유다.
번데기였을 때나
애벌레인 현재의 앞뒤는
잘 포장된 쓰레기일 뿐.
벌레들에게 깨끗함은
되레 숨 막히고 낯간지러워
결코 머물 수 없는 곳이기에
일부러 물을 썩히거나
썩은 곳을 찾아
우르르 몰려드는 것.
혹한을 견디고
밟혀도 일어서는 생명력으로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은 벌레,
지금도 애벌레는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썩은 냄새를 뿌리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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