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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애벌레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1. 27.

 

애벌레

      / 석우 윤명상

 

애벌레에게 진실은

단지, 썩은 구정물이다.

 

애벌레의 거짓은

입술과 양심의 주인,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이유다.

 

번데기였을 때나

애벌레인 현재의 앞뒤는

잘 포장된 쓰레기일 뿐.

 

벌레들에게 깨끗함은

되레 숨 막히고 낯간지러워

결코 머물 수 없는 곳이기에

 

일부러 물을 썩히거나

썩은 곳을 찾아

우르르 몰려드는 것.

 

혹한을 견디고

밟혀도 일어서는 생명력으로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은 벌레,

 

지금도 애벌레는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썩은 냄새를 뿌리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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