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시란
/ 석우 윤명상
나에게 시란 무지개다.
확실하고 분명한데 막연한,
잡을 듯 손을 뻗으면 멀어지고
보기에는 너무 선명한데
묘사하려면 흩어지고 마는,
그러다가 비슷하게 그려지는 것이
나의 시다.
무지개를 잡았다 싶어
잡은 무지개를 펼치다 보면
한걸음 뒤로 물러서 있는 저
막연한 듯 분명한 실체,
무지개를 시로 채색하는 순간
나를 벗어나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다.
매번 시를 써놓고 보면
무지개인 듯 무지개 아닌
무지개 같은 형상일 뿐
눈앞에는 항상 무지개가 아른거려
나는 지금도
무지개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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