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새는 새를 불렀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7. 19.

 

 

새는 새를 불렀다

         / 석우 윤명상

 

아내가 주문한 생선이

바다를 거슬러 도착했다.

아내는 다시 투망으로 낚아

옥상에서 일광욕을 시킨다.

 

아내가 한눈파는 사이

어찌 알았는지

새 한 마리가

검은 상복을 입고 조문을 한다.

 

잠시 후, 옥상에는

한순간에

애도의 물결로 검게 물들어 있었다.

 

조용히 아니, 은밀하게

검은 상복은

각자, 한 마리의 생선을 앞에 두고

꾸역꾸역 목이 메었다.

 

잘 마르겠지 싶어

아내는 다시 옥상에 올라갔지만

새들은 운구행렬을 이루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 石右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바라기 사랑 - 윤명상  (0) 2022.07.24
구름 인생 - 윤명상  (0) 2022.07.23
고행 - 윤명상  (0) 2022.07.18
골목길에서 - 윤명상  (0) 2022.07.17
지나고 난 뒤에 보이는 것 - 윤명상  (0) 202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