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새를 불렀다
/ 석우 윤명상
아내가 주문한 생선이
바다를 거슬러 도착했다.
아내는 다시 투망으로 낚아
옥상에서 일광욕을 시킨다.
아내가 한눈파는 사이
어찌 알았는지
새 한 마리가
검은 상복을 입고 조문을 한다.
잠시 후, 옥상에는
한순간에
애도의 물결로 검게 물들어 있었다.
조용히 아니, 은밀하게
검은 상복은
각자, 한 마리의 생선을 앞에 두고
꾸역꾸역 목이 메었다.
잘 마르겠지 싶어
아내는 다시 옥상에 올라갔지만
새들은 운구행렬을 이루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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