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살다
/ 석우 윤명상
얼기설기 엉켜있는 실타래,
끊어진 듯 붙어 있고
붙은 듯 끊어진 관계들.
맨 먼저 수갑을 풀기로 한다.
가장 단단하고 무거운 수갑을 푼다.
자유로운 날도 있지만
요즘처럼 몇 개의 수갑이 채워질 때는
경중을 가려 하나씩 풀어 간다.
술술 풀어지다가도
때로는 엉킨 부분을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수갑이나 실몽당이를
자르는 일은 고통을 동반하지만,
선택이 자유로운 날보다
수갑을 푼 날은
한결 삶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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