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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아쉬움은 없었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9. 5.

 

 

아쉬움은 없었다

         / 석우 윤명상

 

너는 시작부터가 강했지.

존재감을 과시하며 맹렬했어.

봄의 등에 업혀 오던 새내기는

업힌 등을 걷어차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드러냈고

그리고는 줄곧 까칠한 성깔을 부려댔지.

 

지구를, 아니 세상을

지배한다는 인간들조차

너의 기세에

본의 아닌 방관자가 되고 말았거든.

사람들은 그래.

아니다 싶으면 체념하는 것.

 

하지만 그거 아니?

조금은 약하거나 부족해야

떠나고 난 뒤에 아쉬움이 남는데

분노에 찬 너의 히스테리는

섭섭하거나 미련을 느끼기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사실 말인데,

너는 나의 오랜 낭만이었거든.

네가 떠나고 난 뒤에는 언제나

허전함을 이기지 못한 아쉬움이었지.

하지만 너의 횡포를 보면서

나는 도무지 너를 배웅할 수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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