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교차로에서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2. 9. 20.

 

 

교차로에서

        / 석우 윤명상

 

여운만 남긴 채 임은

스쳐 간 바람이 되었습니다.

삶의 교차로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좋은 문장을 찾아

페이지를 다시 들춰보듯

임의 따뜻했던 느낌을

나는 종종 들춰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망각은 쉽게 찾아오고

바람은 바람을 지우며 지나갑니다.

끝까지 망각을 붙들고 있는 것은

느낌으로 남아있는 임이 남긴 문장들,

나는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

뒤적뒤적 스쳐 간 바람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이제,

망각 사이에 걸쳐있는 느낌조차

서서히 석양에 묻히며

말없이 바람에 떠밀려갈 뿐,

사방을 둘러보아도

교차로에서 느끼던 바람은

새로운 바람에 흩어질 뿐이었습니다.

 

 

'☞ 石右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들의 가을 - 윤명상  (0) 2022.09.22
가을 벤치에서 - 윤명상  (0) 2022.09.21
구름이 가는 길 - 윤명상  (0) 2022.09.18
양다리 - 윤명상  (0) 2022.09.16
백마강은 흐른다 - 윤명상  (0) 202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