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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갈망과 혐오 - 파리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2. 6.

 

 

갈망과 혐오 - 파리

          / 석우 윤명상

 

나는 파리가 싫다.

그러나 파리를 동경한다.

그 뻔뻔하고 제멋대로인 안하무인은

쫓거나 잡아야겠다는 분노를 유발하지만

압도하는 고전미와 낯선 풍광은

늘 가보고 싶다는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찾아오는 파리는

눈에 띄는 것조차 허락하고 싶지 않은

불결하고 기분 나쁜 존재,

그러나 그 고고한 자태는

언제나 마음과 시선을 빼앗고

언젠가는 꼭 내가 찾아가리라는 꿈을 꾸게 한다.

 

더듬거리는 다리는 불쾌하지만

센강의 다리를 나는 더듬거리고 싶다.

윙윙거리는 날갯짓에 몸을 피하게 되지만

나는 파리의 심장 소리를 듣고 싶다.

파리 없는 세상을 원한다만

, 파리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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