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오십니다
/ 석우 윤명상
당신은 눈보라 속에서도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그 품을 의지하여 어린 새싹들은
젖을 빨며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낮에는 채전을 일구고
밤에는 길쌈으로
어머니의 치맛자락은 봄이었습니다.
초근목피의 시절,
새싹 몇을 잃었지만
당신의 봄기운으로
남은 새싹들은 잘 자랐습니다.
당신이 떠나간 자리에는
어머니 같은 봄이 오고 있습니다.
황량하던 내 가슴 에도
어머니는 봄이 되어 오십니다.
*문학사랑 147권(2024.봄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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