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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어머니가 오십니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2. 24.

 

 

어머니가 오십니다

          / 석우 윤명상

 

당신은 눈보라 속에서도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그 품을 의지하여 어린 새싹들은

젖을 빨며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낮에는 채전을 일구고

밤에는 길쌈으로

어머니의 치맛자락은 봄이었습니다.

 

초근목피의 시절,

새싹 몇을 잃었지만

당신의 봄기운으로

남은 새싹들은 잘 자랐습니다.

 

당신이 떠나간 자리에는

어머니 같은 봄이 오고 있습니다.

황량하던 내 가슴 에도

어머니는 봄이 되어 오십니다.

 

  *문학사랑 147권(2024.봄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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