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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좁은 길의 곁길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6. 8.

 

 

좁은 길의 곁길

        / 석우 윤명상


은 문이 아닌

넓은 문으로 들어가며

이는 하나님의 은혜라 한다.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고 만족할 때

좋은 설교라며 좋아하고,

혼자 떼쓰며

억지 부리는 넋두리를 기도라 착각한다.

예배당 건물을 성전이라 포장하고

그곳에 정성을 쏟는 것으로

믿음의 척도를 가늠한다.

저 앞의 천국보다 지금의 만족을 소망하고

내일의 면류관보다 당장의 배부름을 추구한다.

부흥과 성장을 외치지만

그것은 밥그릇 경쟁일 뿐이며

욕망의 도구가 되었다.

보암직하고 탐스러운 규모와 건물은

자식을 위한 만찬이 된다.

전도는 예배당과 교세라는 물건을

강매하는 수단이 되었으며

입맛에 맞는 성경구절을 부적처럼 여기고

주문을 외듯 되뇌고 다닌다.

종교를 파는 간판으로 예수님을 앞세울 뿐

그를 본받거나 닮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언제부턴가 종은 교회의 머리가 되었고

예수는 들러리가 되었다.

빗장 걸린 예배는

예수님의 출입을 막았으며

화려한 듯 보이나 꽹과리만 요란하다.

영혼에는 아무 유익이 없는

2천 년 전의 저 회당과 성전이 지금,

좁고 협착한 길 곁에

바벨탑의 그림자처럼 세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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