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래산의 추억
/ 석우 윤명상
일유리 마을 위쪽에
어머니 젖가슴처럼
봉긋이 솟아 있던 동그래산.
단숨에 오르고 나면
마음을 낮춘 뒷동산은
발밑에서 헐떡였다.
충빈네, 선태네, 영순네 영덕이네
양지뜸과 음지뜸, 놋재미, 개무골,
고사티, 진밭티와 분두골,
떡 벌어진 어깨를 자랑하던
월명산 기슭의 영준네까지.
어느 골목을
누가 소를 몰고 지나가는지
어느 뒷마당에서
누가 딱지치기를 하는지
골목골목 보여주던 전망대.
반세기가 지나도록
나는 지금도 동그래산에 올라
마을과 친구들을 만난다.
*동그래산 = 충남 부여 옥산 대덕리 2구.
일유리의 뒷동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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