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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약속을 기다리는 동안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10. 12.

 

 

약속을 기다리는 동안

             / 석우 윤명상

 

만나기로 한 순간부터

나는 그만

예닐곱 소년이 되었다.

나이를 잊어버리고

세월을 잊어버린 나는

단발머리 소녀를 기다렸다.

 

차라리 잘된 일이다.

세월이 묻어 있는 모습이 아닌

흙투성이 개구쟁이가 좋겠다.

약속한 시간이 다가올수록

나는 온통

희미한 그를 찾아야만 했다.

 

잃어버린 세월을 거슬러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나는 속으로 짧은 기도를 했다.

늙은 세월이 아닌

함께 뛰어놀던 그리움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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