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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가을 타는 남자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10. 19.

 

 

가을 타는 남자

         / 석우 윤명상

 

고독이 물드는 계절,

내 가슴은 수다쟁이가 된다.

 

수척해지는 나뭇가지와 달리

마음은 통통해지고

나뭇잎이 야위어 갈수록

내 가슴은 시냇물처럼 잔소리가 늘었다.

 

단풍처럼 치장에 신경 쓰거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흔들리는 가슴을 주저하지 않았다.

 

화선지에 번지는 물감처럼

내 가슴은

물방울 하나에도 가을이 물들고

쑥부쟁이 향 같은 갈바람이

내 가슴에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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