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
/ 석우 윤명상
호수 한쪽에
빈 배 하나
게으른 오후를 보내고 있다.
작은 물결이 와서
줄곧 건드려보지만
노를 저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땅에 턱을 괸 빈 배에
햇볕이 앉아 쉬고
바람이 와서 머물다 갈 뿐.
오늘은 해전
마음을 비우고
늘어진 낮잠이나 자려나 보다.
*동구문학 25호(2024)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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