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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교훈. 신앙시

말뚝을 재건축하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4. 1. 16.

 

 

말뚝을 재건축하다

         / 석우 윤명상

 

늙은 아파트를 회춘시킨다며

젊은 마음들이 달려들었지만

돈이 몰린다 싶었는지

몇몇은 말뚝을 박기 시작했다.

 

말뚝쯤이야, 했지만

한 번 박힌 말뚝은 쉽게 뽑히지 않았고

회춘을 꿈꾸던 아파트는 급기야

말뚝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회춘을 위한 내일보다는

늙은이를 위해 차렸던 밥상을 가지고

버무린 양념이 좋지 않았다며

잊을만한 상차림을 두고 싸웠다.

 

말뚝에 옷자락이 걸려

회춘을 꿈꾸다 기력을 잃어가는 사이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말뚝들은

또 다른 숙주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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