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에서
/ 석우 윤명상
지난 시간을 지우듯
마지막 봄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태운 냄비를
철 수세미로 박박 긁어내듯
있는 힘껏 지웁니다.
쏟아지는 폭우에
지나온 봄의 흔적과 나는
하얗게 지워지고 있습니다.
흐르는 빗물은
지워낸 땟국물처럼
지난봄을 안고 사라집니다.
아름답고 화려했던
한 시절을 씻어내는 데는
두어 시간의 폭우로 족했습니다.
바람에 사라지고
빗물에 씻긴 세월은
그렇게 그리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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