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찾아서
/ 석우 윤명상
여름은 낭만이었던 때가 있었다.
사랑 노래 부르며 기타를 치고
원두막에 앉아 수박을 먹던 청춘의 여름,
세월이 청춘을 잃어서가 아니라
낭만을 잃은 여름이 문제다.
나는 항상 낭만을 노래했다.
특히 여름 낭만은 내 청춘의 절정이었기에
여름이 오면
몽유병 같은 그리움에 젖어야 했다.
내 성격을 닮았던 완행열차는
느긋한 걸음으로 전국을 다니며
나의 낭만 일기가 되었지만,
지금은 낭만을 잃은
기술과 편의가 앞질러 갈 뿐이다.
같은 여름은 다시 돌아오는데
아무리 궁리해 본들
떠나간 여름 낭만은 찾을 수 없고,
낭만을 잃은 여름은
무척 거칠어졌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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