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도 늙었다
/ 석우 윤명상
나 어릴 때의 여름은
하루하루가 소풍이었다.
개구리 잡다가 더우면
냇물에 뛰어들어 멱을 감고
고무신을 뒤집어 뱃놀이하곤 했다.
나무 위 새집을 넘보다가
어미 새의 공격에 도망치던
개구쟁이의 여름은 낭만이었다.
해가 지면
푸장나무가 보릿대 검불을 안고
밤새 연기를 토해낼 때 나는
멍석에 누워 별자리를 찾곤 했다.
그 흔했던 별들이 지금은
시골 빈집처럼 불 꺼진 밤하늘,
별빛 초롱하던 나의 여름은
세월 속으로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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