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문학의 뜨락

파란 돌 - 한 강

by 石右 尹明相 2024. 10. 11.

 

 

파란 돌 / 한 강

십 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아직 그 냇물 아래 있을까

난 죽어 있었는데
죽어서 봄날의 냇가를 걷고 있었는데
아, 죽어서 좋았는데
환했는데 솜털처럼
가벼웠는데

투명한 물결 아래
희고 둥근
조약돌들 보았지
해맑아라,
하나, 둘, 셋

거기 있었네
파르스름해 더 고요하던
그 돌

나도 모르게 팔 뻗어 줍고 싶었지
그때 알았네
그러러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때 처음 아팠네
그러러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난 눈을 떴고,
깊은 밤이었고,
꿈에 흘린 눈물은 아직 따뜻했네

십 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그동안 주운 적 있을까
놓친 적도 있을까
영영 잃은 적도 있을까
새벽이면 선잠 속에 스며들던 것

그 푸른 그림자였을까

십 년 전 꿈에 본
파란 돌

그 빛나는 내[川]로
돌아가 들여다보면
아직 거기
눈동자처럼 고요할까

 

 

'☞ 문학의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음에 대한 지혜자의 노래  (0) 2024.10.06
김삿갓 시 모음  (0) 2023.08.05
자모사(慈母詞) 1~ 40수 - 정인보  (0) 2023.05.08
홍해리 시 모음  (0) 2023.03.08
이병기 시조 모음  (2) 2023.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