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빗소리
/ 석우 윤명상
비 내리는 가을밤,
우산을 쓰고 빗속을 걸었다.
골목길 바닥은
가을비가 그리는 추상화로 가득했다.
어지럽게 번진 조명과
뒤집힌 간판들을 밟으며
무심히 걷다가
우산 속에 스며드는
빗소리에 취하고 말았다.
생각은 빗소리에 녹아들고
시간을 잃은 발걸음은
빗물이 그리는 유화 속으로 빨려들며
나는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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