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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명상 목회 칼럼

담임목사 되기 '바늘구멍’이라는데…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6. 1. 9.

 

 

 

 

담임목사 되기 '바늘구멍이라는데

 

 

‘목회자들, 취업난에 신음. 담임목사 되기 '바늘구멍’

이 말은 어느 일간신문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이 신문은 “괜찮은 여건의 목회 현장은 한정돼 있는데

목사 수는 넘쳐나다 보니 이들도 ‘일자리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며

“시골교회의 담임목사 청빙에 지원서만

 100통이 넘게 접수된다.”고 말합니다.

 

또한 모 교단 관계자의 말을 빌려

“담임목사 청빙공고에 지원서 100∼200개 몰리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목사는 ‘지난 일 년 동안 10곳이 넘는 교회에

지원서를 냈지만 아직까지 불러주는 곳이 없다’고 말합니다.

 

일각에선 “담임목사 청빙 경쟁률이

웬만한 대기업 입사보다 치열하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목사들은 학력 부풀리기를 시도하기도 하고,

‘지원서 제출용’ 학력을 만들기 위해 신학박사 과정에 등록만 한 뒤

졸업은 안하고 휴학만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교인들이 목사의 인품이나 신앙보다는

학력 좋은 목사를 선호하다 보니 목사들도 어쩔 수 없이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목사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교인들의 영적 생활을 돌보는 사명을 감당한다.

 교회는 목사들에게 돈이나 명예에 눈 감고

 오직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데 매진하라고 한다.’는

기사 내용처럼 목사로서의 첫 번째 덕목은

학력도 학위도 아닌 신실한 믿음과 사명감입니다.

 

그럼에도 목사를 청빙하려는 교인들이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담임목사가 되겠다는 목사들 모두가

인간적 기준과 판단에 얽매여 믿음이나 사명보다는

경영적 사고에 치우쳐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목회자의 수급 조절인데,

신학교나 신학대학원 졸업생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신학교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경영논리에 빠져

되레 경쟁적으로 학생유치에 혈안이 되어 목회자 배출만 했지

그들의 진로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신학교의 경영적 구조가 일자리를 찾는

목회자를 양산하면서 목회의 질과 더불어 신자들의 신앙의 질

또한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만 것입니다.

 

목회가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교인들의 영적 생활을 돌보는 사명’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생계수단으로 인식하다 보니 교회의 본질을 외곡하고

사업의 일환으로 부흥성장만을 도모하게 되면서

숱한 이단적 요소들이 교회 안에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신학교가 망해야 교회가 산다.”는 어떤 이의 주장처럼,

신학교나 대학원은 규모나 시설이 우선이 아닌

목회자 지망생의 질적인 수준에 초점을 맞춰야만 합니다.

 

또한 “괜찮은 여건의 목회현장”이라는 표현 자체가

타락하고 기업화된 교회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괜찮은 여건’이란 교회의 여건이 아니라

목회자 차원의 신앙적 사명적 준비성이어야 합니다.

 

물질적 조건이 보장된 교회에는 수백 명의 목회자들이 몰려들고,

심지어는 뒷돈거래까지 성행하는 모습이라면

바리새인들 보다 더한 책망을 받을 것입니다.

 

교회는 단호히 목회자들에게 물어야 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 담임목사가 되려는 것인지,

 복음을 전하며 섬기기 위해서인지…’

지금의 한국교회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썩어있는 ‘회칠한 무덤’, 바로 그것입니다.

 

교회들이 목사의 화려한 스펙과

논리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설교를 선호하는 한

신자들의 영혼은 점점 시들어갈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교회에 잘못 가르친 결과로

이제는 교회가 잘못된 시각으로 목회자들을 찾고 있는데

이는 결국 모두를 멸망케 하는 올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 교회도 목사도 순수함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직 복음을 위해서, 오직 영혼을 위해서…

 

 

 

2016. 1. 9 /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