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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명상 목회 칼럼

신앙생활과 피로감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6. 8. 27.

 

 

 

 

신앙생활과 피로감

 

 

한국교회의 신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불현듯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예배당 시설에서 예배하며

각종 즐길거리 볼거리가 넘쳐나는 현대교회에서,

게다가 자타가 공인하는 열성적인 신앙생활을 보면서

그게 무슨 말이냐 하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한국교회의 너무 많은 강요된 예배가 문제인 것처럼

예배 이외의 부차적인 종교활동들이

건강한 신앙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잡다하게 이름을 붙인 예배와 기도회가 넘쳐나고

숱한 모임과 교육프로그램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한 종교적 활동과정이

자발적이거나 개인적 믿음에 의한 것이 아니고

목회 시스템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의례라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목회 풍토는 한국교회 전반에 걸쳐

전통과 문화로 자리를 잡으면서 당연시 되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교회에 뒤지지 않기 위한 경쟁까지 치열한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결국 교인들만

소위 들들 볶이는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반강제성을 띤 의무로 기도회와 교육, 모임에 참여해야 하고

떠넘기듯 맡겨진 직분으로 새벽성가대와 교회 차량운행,

주일학교 교사와 구역장. 강사 등등, 담임목사보다

더 바쁘게 교회 일을 하는 교인들도 많은 실정이다.

 

규모가 큰 일부 교회에서는 담임목사가 골프를 치고

정치활동을 하며 전국의 맛집을 섭렵하고 여행하는 동안

부교역자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짜여진 시스템에 의해

파김치가 되도록 노동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문제는 목회자 뿐 아니라

교인들까지 점차 피로감이 쌓여간다는 것이다.

이같이 신앙생활에 지쳐 교회를 떠나거나

믿음으로 사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하여 체념하고

의무적 신앙과 관습적 신앙에 안주하게 되는 현상이 안타깝다.

 

오늘날 교회에서의 분주함은

교회들이 기업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이 많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며

피로감이 느껴지면 바로 휴식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예수님도 피곤하실 때에는 한적한 곳에 가서 쉬셨다.

 

목회 시스템대로 잘 따라오는 교인을 목사는 좋아하지만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를 기뻐하신다.

하나님과 교제하느라 영혼이 바쁜 신앙이어야 하는데

예배당 일로 육신이 바쁜 종교활동은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대교회 교인들의 상당수가

육체적 정서적 피로에 내몰려 있다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사명이나 은사, 충성, 믿음, 또는 축복을 앞세워

신자들을 예배당에 더 이상 볼모로 잡아두지 말자.

피로에 지쳐 탄식하게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평강이 가득한 영혼으로

십자가를 통한 영적 자유함을 누리게 하자.

그것이 진정 목회이고, 교회의 존재이유인 것이다.

 

 

2016. 8. 27 / 새생명교회 윤명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