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石右 尹明相
오늘은 홀로 파란 하늘이
햇빛을 얼러 포근히 다가온다.
아직은 잠든 초목이지만
햇볕의 달콤한 입맞춤에
살며시 기지개 켜지 않을까.
성가셨던 한설 뜸한 사이
입춘이 손을 내밀어
봄이 오는 길목을 열어 놓는다.
어릴 적 산골 시냇가에서
얼음 깨 먹고 나면
담날 버들강아지는 으레 피어올랐지.
봄이 기웃 되는 이맘때쯤이면
얼음은 투명하게 영글어
고소한 맛을 더해주었어.
지금은 봄을 기다리지만
그때는 내가 봄이 되어
들로 산으로 봄을 뿌리고 다녔지.
구슬 같이 맑은 하늘을 보니
문득 어릴 적 봄이 그리워진다.
* 계간 '문학사랑' 2018년 겨울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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