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 石右 尹明相
이슬에 목 타는 먼지처럼
나는 너의 눈길조차 그리워한다.
영영 돌아오지 않는 세월이 되어
기억을 삼키고 뱉으며
그리움조차 긴 여운으로 남겨져야 했다.
도려낼 수 없는 세월에 편지는 쌓여가고
홀로 읽는 그리움에 원망이 달라붙어도
나는 너의 이름조차 그리워했다.
그리움이 남긴 세월은 언제나 그대로다.
그 세월에 갇힌 여린 기억은
종종 거친 폭풍이었다가 잔잔한 파도가 된다.
끝 모를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그리움에 매달린 세월을 잡아보지만
너를 잊은 세월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그리움은 사라진 그 자리에서 피어나고
아프게 피어났다가 애잔하게 꺾어지고 나면
내 가슴에서는 오래오래 고목으로 남는다.
*충청예술문화(2017.4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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