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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엄니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18. 5. 9.

 

 

엄니

   / 석우 윤명상

 

새벽 별빛 밟으며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곱게 짠 모시 한 필 머리에 이고

엄니는 차골재 넘어

판교장날 모시전에 가셨지.

 

십오 리 재를 넘고도

신작로 따라

십오 리는 더 가야 만나는 오일장.

모든 고생을 흥정하며

모시를 파신 엄니는 만족해하셨어.

 

그리고는 다시,

태모시 한 보따리 산 뒤에야

졸린 눈을 비비던 어린 아들에게

환한 웃음을 보여 주시던 엄니.

 

장터국수 한 그릇에

삼십 리 길 돌아갈 기운을 얻고

어린 손을 꼬옥 쥐며 돌아설 때쯤

동녘은 태모시의 푸른빛을 보았지.

 

 

* 차골재는 부여군 옥산면 일류리와 서천군 판교면의 경계에 있던 월명산 고갯길.

* 판교장은 서천군 판교면 소재지에서 5일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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