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집
/ 석우 윤명상
먼발치에 너의 집이 있었지.
그때는 몰랐어.
왜 그쪽으로 시선이 자꾸 가는지를.
무심코 바라보았지만
내 마음은 너를 향하고 있었다는 걸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야 깨달았지.
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고
너의 집 쪽 가까이에
다가가는 것조차 설레었어.
왜 그러는지 이유도 모른 채
습관처럼 너의 집을 바라보며
나무 그늘조차 너의 모습일까 했다가
실망하곤 했었지.
그것이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었다는 걸
당시에는 몰랐거든.
막연하지만 기다려지고 보고 싶은
그러다가 마주치면 아닌 척 외면하는,
세월이 지나면서
설레는 마음은 여전한데
얼굴도 이름도 가물가물 멀어지며
내 가슴 속의 그리움은
화석이 되었다는 걸
너는 모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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