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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은 상처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1. 11. 13.

 

 

아프지 않은 상처

       / 석우 윤명상

 

내 가슴에는

그대가 남겨놓은

오래된 상처 하나 있습니다.

 

아픈 건 아니지만

상처는 예민해서

마음이 늘 어루만져줍니다.

 

오늘처럼 소록소록

가을비가 내리는 날에는

상처가 덧나면서

진물이 흘러내리지요.

 

아픈 건 아닙니다.

흘러내린 그리움이

가슴 속에 쌓이면서

그대 생각이 간절해질 뿐.

 

그리움이 있는 한

상처는 아물지 않을 것입니다.

상처 때문에

그대를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가슴의 상처는

그리운 그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비밀번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