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행복
/ 석우 윤명상
산골 소년은
소박한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좋은 것을 먹고 입고 가져서도
공부를 잘한다고
칭찬을 들어서도 아닙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다 쓴 공책을 북북 찢어
딱지를 접는 일이었습니다.
접은 딱지 몇 개를 들고 나가
몇십장이 되어 돌아오는 날이면
나는 개선장군이 되었고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었고
세상을 다 가진 행운아가 되었습니다.
찢어지고 흙투성이 된 딱지라도
세상 최고의 보물이었습니다.
보물창고인 옷장 서랍에
딱지가 채워질수록
어린 마음에도 행복이 쌓였고
딱지 한 장은
어린 시절의 큰 행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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