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날에
/ 석우 윤명상
어린 시절,
순수했던 꿈이
멍석만 한 보름달로 뜨는 날.
불붙은 관솔로 깡통을 돌리며
쥐불놀이하던 소년의 행복은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고
허공을 가르며
윙윙거리는 불꽃 소리의 크기는
행복과 환희의 크기였다.
꿈으로 불타던
쥐불놀이 깡통의 관솔불은
뜨거운 청춘이 되었고
논두렁의 소년을 따라
쥐불에 그을리던 대보름달은
어느새 구슬만큼 작아져서
늙어가는 길을 비추고 있다.
*대전문예창작 제3호(2022)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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