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이 붉은 이유
/ 석우 윤명상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하늘을 짜내며 비가 내린다.
슬픔에 겨워 울다가도
지쳐서 그치든지
울다 보면 슬픔이 가시는데
이 여름은 그럴 생각이 없나 보다.
지난주와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까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아침 점심 저녁, 쉬지 않고
하늘의 모든 물을 쏟아부을 것처럼
체념한 듯 내린다.
오래전,
삼 일을 꼬박 울었던 적이 있다.
나중에는 적셔줄 물이 없어
눈알이 뻑뻑하니 충혈되어 버렸는데,
어쩌면 지금 하늘도
울다 울다 눈이 충혈되어
저녁쯤이면
저리도 석양이 붉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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