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을 사랑했다
/ 석우 윤명상
바람은 언제나 불어왔다.
귓가를 스치며 속삭이고
마음을 스치며 설레게 했다.
햇볕이 뜨겁고 더울수록
바람은 더욱 매력적으로
내 마음을 감싸고돌았다.
종의 발을 씻겨야 하는 땀 대신
사랑으로 섬겨야 하는 땀 대신
십자가를 져야 하는 땀 대신,
대접을 받고 싶은 바람과
으뜸이 되고 싶은 바람과
보란 듯 과시하고 싶은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바람이 강할수록
속이 시원할 것만 같았기에
계속, 또 계속 바람이 불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바람은
골고다 십자가 앞에서 멈춰야 했고
나는 그 골고다 위에 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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