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숙증에 걸리다
/ 석우 윤명상
마을 뒷산에도 봄이 왔다기에
예의를 갖춰 올라갔지.
한데 작년 이맘때 보던 봄이 아닌
다 자란 사춘기 봄이 폼 잡고 있는 거야.
숲은 누드 톤의 새 옷을 입고
산벚나무 생강나무 진달래로 꽃단장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더라고.
뻘쭘한 소나무가 내게 그러는 거야.
자기도 태어나서 이런 봄은 처음 본다고.
기뻐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사춘기라니.
눈은 즐거운데 생각은 복잡해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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