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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같은 삶을 위하여
☞ 石右의 시방

조숙증에 걸리다 - 윤명상

by 石右 尹明相 2023. 3. 28.

 

 

조숙증에 걸리다

          / 석우 윤명상

 

마을 뒷산에도 봄이 왔다기에

예의를 갖춰 올라갔지.

한데 작년 이맘때 보던 봄이 아닌

다 자란 사춘기 봄이 폼 잡고 있는 거야.

숲은 누드 톤의 새 옷을 입고

산벚나무 생강나무 진달래로 꽃단장하고,

 

눈이 휘둥그레지더라고.

뻘쭘한 소나무가 내게 그러는 거야.

자기도 태어나서 이런 봄은 처음 본다고.

기뻐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사춘기라니.

눈은 즐거운데 생각은 복잡해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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