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에서
/ 석우 윤명상
생각 같아서는
모든 꼬리를 잘라버리고
홀가분히 가고 싶다.
의도치 않은 고민들이
친구인 척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거머리처럼
마음속에 기생하는 것이
어디 고민뿐일까.
살그머니 들어온
미움도 욕심도 한 마리씩
내 삶에 꼬리가 되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로 달려가야 하는데
악착같이 매달려 있다.
모든 것을 버렸기에
거친 눈보라에도 걱정이 없는
저 나목들처럼 살고 싶은데,
나목이 벗어놓은 것들을
나는 움켜쥐고
한 해의 끝에 매달려 있다.
'☞ 교훈. 신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 - 윤명상 (0) | 2023.12.27 |
---|---|
탐욕이 호흡하다 - 윤명상 (0) | 2023.12.23 |
북극의 눈물 - 윤명상 (0) | 2023.12.14 |
잃어버린 시간 - 윤명상 (0) | 2023.12.10 |
삶의 성찰 - 윤명상 (0) | 2023.12.06 |